
2008년의 첫
맥월드를 통해 애플은
'맥북 에어'라는 또 하나의 혁신적인 제품을 선보였습니다.
그렇지만 스티브잡스에게 거는 대중의 기대치가 너무 높아진 탓인지, 이번 맥월드의 키노트는 기대 이하였다는 평가가 많네요. 아이팟 터치를 발표한지 불과 3개월 여만에 이런 말도 안 되는 두께의 노트북을 선보였는데, 이제 이런 소식 하나만으로는 모자른가 봅니다.
꾸준히 준비해온 비디오 렌탈 서비스와 애플TV, 그리고 아이폰의 판매량이 400만대를 넘어섰다는 소식 등 맥북 에어를 제외하더라도 일반적인 기업의 홍보 행사로서는 차고 넘치는 구성이었음에도 다름 아닌 '애플'이기 때문에 어딘가 부족해 보였던 거겠죠.
저는 온라인을 통해 이번 발표를 접하면서 우선 '맥북 에어'의 스타일과 서류 봉투를 활용한 광고에 박수를 쳤습니다. 그리고 그 외에는 대부분 '올 게 왔구나'라는 정도의 감흥을 느꼈습니다. 비싼 서브 맥북도 훌륭해 보이긴 하는데, 막상 그 돈을 내고 구입하겠냐고 자문하니 고개를 젓게 되더군요. 게다가 기대했던 아이폰과 아이팟 터치의 새 펌웨어(1.1.3)에 대한 소식이 그야말로 '기대 이하'여서 이게 정말 사실인가 한참을 뒤져봤습니다.
기능적으로 아이폰 및 아이팟 터치의 1.1.3 펌웨어는
루머로 나돌던 그 모습이 대부분 그대로 반영됐습니다. 하지만 예견됐던 기능들 중 가장 기본적인 기능이라 여겨졌던 '복사하기-붙여넣기' 기능이 제외됐고, 게다가 터치 사용자들에게는 메일, 노트 등 몇 가지 보조프로그램을 설치하는 대가로 $19.99(약 2만원)의 추가 비용을 부과한다니 이게 무슨 말인가 싶었습니다.
다시 말해 아이폰에는 기본적으로 포함된 메일, 맵, 노트 프로그램과 날씨, 주식 위젯을 이제 아이팟 터치에서 사용할 수 있으나, 이 펌웨어로 업데이트 하기 위해서는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겁니다. 매장에서 오늘자 이후의 아이팟 터치를 구입하는 경우에는 기본으로 이런 프로그램들이 들어 있고요.
주지하다시피 아이팟 터치는 출시일이 아이폰보다 늦었고, 태생이 아이폰으로부터 아이팟의 기능을 특화시켜 빼낸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애플은 아이팟을 떼어내면서 Wi-Fi 모듈은 포함시켜 아이팟 터치의 가치를 높였습니다. 박수를 받았죠. 당장 아이폰을 사용할 수 없는 지역의 소비자들은 더 얇은 아이팟 터치에 관심을 뒀고, 구입했습니다. 한글 입력이 되지 않는 상태인데도 정식 발매된 한국판 역시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업데이트를 통해 제공될 꺼라 기대했던 기능들이 유료 업데이트를 통해 제공된다는 소식이 발표된겁니다. 아이폰 가격 인하 때 직접 편지를 쓰고 쿠폰을 돌리던 잡스의 모습은 어딜가고, 보조프로그램을 제공하는데 돈을 받다니. 최근 맥북의 802.11n 드라이버 지원 시에도 유료 업데이트를 실시한 까닭에 빈축을 사더니, 이번에도 비슷한 정책을 시도해 많은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 기능 보강으로 더욱 강력해진 터치. 그런데 기존 사용자는 돈 내고 업데이트를 해라?
인터넷 여러 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논쟁을 읽다 보니, 일단 애플을 옹호하는 입장의 논지는 터치 구매자들이 아이폰을 산게 아니라 상대적으로 저렴한 터치를 샀으니 보조프로그램에 대한 비용은 지불하지 않은 셈이고, 그걸 이번 업데이트에서 지불하는 것이니 당연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서부터 미국의 회계법에 따라 이 정도의 업데이트를 무료로 배포하는 게 위법이란 주장도 있습니다.
반면 그럼 무료로 배포되어 온 윈도우 서비스팩은 뭐고 신규 구매자들은 같은 값에 모든 기능을 사용하게 해주는 건 또 뭐냐는 반박도 만만치 않습니다. 특히 해킹이 가능한 기기 특성상 서드 파티들이 비슷한 프로그램을 만들길 기다리겠다는 의견도 많습니다. 얼마 안 있으면 공식적으로 SDK 배포와 개발 지원이 약속돼 있으니 더더욱 말이죠.
제 생각엔 정말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사안이 아니라면 백번 애플이 잘못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만, 여러분은 이번 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그나저나 애플 코리아는 여전히 한글 입력기를 공식 지원하지 않은 상태로 맵도 제대로 사용할 수 없는 한국 시장에까지 이번 펌웨어를 유료로 배포할까요?